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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기/본것

[범죄도시] 잔인한 장면 없다던 사람 누구야.....


2004년 서울…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기존 조직들을 장악하고 가장 강력한 세력인 춘식이파 보스 ‘황사장(조재윤 분)’까지 위협하며 도시 일대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신흥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 ‘장첸(윤계상 분)’. 대한민국을 뒤흔든 ‘장첸(윤계상 분)’ 일당을 잡기 위해 오직 주먹 한방으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해 온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인간미 넘치는 든든한 리더 ‘전일만(최귀화 분)’ 반장이 이끄는 강력반은 나쁜 놈들을 한방에 쓸어버릴 끝.짱.나.는. 작전을 세우는데… 통쾌하고! 화끈하고! 살벌하게!올 추석, 나쁜 놈들 때려잡는 강력반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이 시작된다!

감독 : 강윤성

배우 : 마동석, 윤계상

기획 : 팀 고릴라 (마동석)

개봉 : 2017 .10.03 


잔인한 장면은 한 씬 정도이며, 나머지는 전부 간접적으로 표현해서 잔인하지 않다던 후기들...

덕분에 잔인함에 대한 우리나라 관객들의 한계치가 이렇게 관대하구나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잔인하지 않기는 개뿔...극 중 마동석 못지 않은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장첸은 조금만 기분이 상해도 손도끼를 꺼내 마구 찍어 내리고, 그 수하 조선족들도 걸핏하면 칼질에 망치질.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란 현실감 있는 도시를 배경으로 평범한 이들에게 손도끼를 마구 휘두르는 악역들은 누군가를 칼로 찌르는 직접적인 표현 이상의 찝찝함을 남긴다.

결국엔 경찰이 조선족 조폭들을 일망타진하긴 하지만, 글쎄. 경찰의 승리보단 마동석의 승리에 가깝다.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마동석은 비리 경찰로 살며 수사 경비를 마련해야 하고, 손도끼 들고 설치는 놈들이 세상 밖에 널렸는데 인력도 부족하다. 경찰이 영웅이 돼야 하는 세계에서 세상은 영웅에 기댈 수 밖에 경찰을 만든다. 뭐 마동석이 영웅이 돼야 하는 액션 영화니 이 정도 장치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찝찝한 건 찝찝한 거다.

불편한 부분이 많았던 영화지만 그래도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장첸. 윤계상이란 잘 생긴 배우를 통해 장첸의 사연, 감정 등을 관객에게 보여주고픈 유혹을 한번쯤은 느꼈을 법한데, 그런 식상함을 모두 피해갔다. 영화에 나오는 장체는 돈 밖에 모르는 감정 없는 진짜 악역일 뿐. 감독과 윤계상의 절제력에 박수를. 장첸의 날선 눈빛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