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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3월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시간 꿈꿔왔던 시나리오 한 편 탈고를 이뤘고, 사회적으로도 회사에서 맡았던 <신비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그리고 오늘부로 드디어 마지막 청첩장까지 모두 돌리며, 결혼 준비 역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당장 2월만 하더라도, '미쳤어 주현아...대체 어떻게 다하려고...'라며 자조했었는데. 해야 할 일은 결국 어떡하든 하게 되는 것 같다.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너무 지쳐 있어서 그런가. 난 결혼이 코앞에 닥치면, 청춘이 끝났다는 사실과 삶에 대한 압박감으로 우울이 극에 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혀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엄마의 얼굴을 괜히 한번이라도 더 보게 되고, 그토록 싸웠던 아빠 조차도 짠하게 느끼는 보통 예비신부들이 겪는 모든 감정의 변화들을 반전 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중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일상을 더 사랑하게 됐다.

나에게 평범한 일상이란, 어떡하든 벗어나야 하는 탈출의 개념이었다. 그래서 지쳐 쓰러질지언정 꾸역꾸역 계속 해야 할 무언가를 만들었던 것 같다. 연애도 마찬가지여서, 떨림이 없는 연애는 견딜 수가 없었다. 매년 4월 마다 <4월이야기>를 꺼내 보며, 저렇듯 설렘 가득한 사랑을 다시 해야 겠다 결심하던 예전. 끝없이 낭만을 찾고, 사랑을 갈구하는 게 내 삶의 모토라고.. 불과 한달 전까지만해도 그렇게 믿었던 것 같다.

그래서 평범한 삶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결혼이란 제도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는데... 교과서에서나 보던, 사랑엔 다양한 얼굴이 있잇단 문구가 이젠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결혼은 청춘과 낭만의 종착점이 아니었다. 모든 일상을 같이 공유할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앞으로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을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새로운 낭만의 시작점이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됐단 사실에 스스로도 놀라는 요즘이다.

19살 시절부터 한결 같이 날 설레게 했던 4월. 거짓말 같게 결혼도 4월이다.

설렘 가득한 4월에 나의, 아니 우리의 새로운 청춘이 시작될 수 있단 사실에 새삼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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