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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기/본것

[영화] 1987 - 담담하게 써내려간, 하지만 뜨거웠던 그해 봄

***

국가 : 한국 

러닝타임: 129분 

개봉 : 2017 .12.27  

감독 : 장준환

배우 :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강동원, 박희순, 김태리, 이희준 등1,939,754명(12.31 기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한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최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키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박희순)등 형사 둘만 구속시키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이 죽고,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의 이야기.

***

<신과함께>와 달리,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울만한 포인트가 거의 없었다. CJ 영화 특유의 신파 정서로 1987의 의미를 퇴색시키며 극장을 눈물 바다로 만들 줄 알았는데, 너무 담담하게 풀어서 의외로 놀란 작품. 그렇다고 영화가 별로라는 건 아니다. 사건과 사람 위주로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1987 봄을 만들어낸 주역들을 하나하나 비춰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시대 대학생들을 1987의 가장 큰 주역이었음에도 다소 수동적으로 그렸다는 건데... 1987에서 오히려 대학생에 주목하지 않은 것도 오히려 새롭다면 새로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자, 마지막 순간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던 강동원.

강동원이 복면을 벗는 순간, 나도 모르게(그리고 극장 여성들 모두) 하~하는 탄성을 흘렸다. 덕분에 이한열 열사가 죽는 순간이 슬펐던 이유가 강동원 때문인지 스토리의 힘 때문인지 나 자신도 아리송한....꼭 모든 열사가 잘생길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 잘 생긴 배우의 힘으로 스토리의 빈곳을 채워낸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